haengbok-24 님의 블로그

안녕하세요 행복도리 입니다.

  • 2025. 4. 10.

    by. haengbok-24

    목차

      1. 분노를 억누르는 사회, 그러나 뇌는 계속해서 신호를 보냅니다

      현대 사회는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특히 분노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취급되기 쉬워, 표현하기보다는 억누르는 쪽을 선택하게 됩니다. 하지만 분노는 그저 감정이 아닙니다. 뇌가 보내는 중요한 경고 신호이며, 무시하거나 억누를수록 신체와 정신 모두에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는 “분노는 뇌의 생존 시스템의 일부로, 우리가 위협에 처했을 때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적인 반응”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분노는 반드시 해소되어야 할 감정이며, 억제된 분노는 뇌에 스트레스를 주고 다양한 신체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억누른 분노는 뇌 속에서 쌓여 폭발합니다

      최근 출간된 『감정의 쓸모』(2023, 김태형 심리학자 저)에서는 “감정을 참고 억제하는 것은 그 자체로 뇌에 과부하를 일으키며, 결국 더 큰 감정 폭발을 유발한다”고 강조합니다. 참는 것이 미덕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 우리는 이를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2. 뇌는 분노를 기억하고, 몸은 경고 신호를 보냅니다

      억눌린 분노는 신체 증상으로 드러납니다

      분노를 표현하지 않고 억제하면, 그 감정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뇌의 편도체(amygdala)에 저장됩니다. 이 편도체는 감정 기억을 관장하는 기관으로, 억눌린 분노를 반복적으로 자극하며 만성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뇌에서 발생한 이 스트레스는 곧 신체 증상으로 이어지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다음과 같습니다:

      • 잦은 두통
      • 만성 피로
      • 소화 불량
      • 불면증
      • 과민성 대장증후군

      이런 증상들은 단순한 신체적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감정적 억압에서 기인한 경우가 많습니다. 『몸은 기억한다(The Body Keeps the Score)』의 저자 베셀 반 데어 콜크 박사는 “신체는 억눌린 감정의 저장고이며, 해결되지 않은 감정은 반드시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난다”고 말합니다. 특히 분노는 가장 강력하고도 억누르기 어려운 감정 중 하나입니다.

      참는다고 괜찮은 게 아니에요, 뇌가 보내는 분노 경고

      3. 참는 습관이 만드는 '감정 회로의 단절'

      뇌는 감정을 회피하는 법을 학습합니다

      어릴 적부터 “화를 내면 안 돼”,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지” 같은 말을 들으며 자란 우리는, 자연스럽게 감정을 억누르는 법을 배웁니다. 이 과정에서 뇌는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회피하고 무시하는 방향으로 발달합니다. 이로 인해 감정 인식 능력 자체가 떨어지게 되며, 결국 자신의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 타인의 감정에도 무감각해질 수 있습니다.

      『나는 왜 감정이 힘든가』(2024, 정정엽 저)에서는 이를 **‘감정 회로의 단절’**이라 부르며, 이는 장기적으로 인간관계의 단절, 우울증, 불안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단지 참는 것이 아니라, 아예 감정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는 것입니다. 이는 뇌가 감정을 표현하는 신경 회로를 차단해버렸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4. 뇌가 보내는 경고에 귀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감정은 ‘표현해야 회복’됩니다

      감정은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표현해야 치유가 가능합니다. 특히 분노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스스로에게 “나는 지금 화가 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뇌의 편도체는 안정화되고 전두엽의 이성적 판단력이 회복됩니다. 이는 감정조절의 첫걸음이며, 뇌가 과열되지 않도록 돕는 안전장치가 됩니다.

      명상, 감정 일기 쓰기, 심리 상담은 뇌의 정서적 부담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 의대 연구에서는 매일 10분 이상 감정을 인식하고 기록하는 습관이 우울감과 분노 조절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에게 감정을 허락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화가 나면 “이건 화날 만한 상황이야”라고 인정해주는 것, 그것이 뇌 건강을 지키는 첫 번째 행동입니다.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바라보는 연습, 그 자체가 뇌의 감정 회로를 회복시키는 힘이 됩니다.

       

      5. 감정을 드러낸다는 건 나약함이 아닙니다

      분노의 건강한 표현은 관계를 살립니다

      우리는 종종 “참는 것이 어른스러운 일”이라 믿으며 감정을 억누릅니다. 특히 분노라는 감정은 공격적으로 보이기 쉽기 때문에, 더더욱 표현을 자제하게 됩니다. 하지만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늘 현명한 선택일까요? 마음속에 켜켜이 쌓인 분노는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 감정은 우리 뇌에 기록되고, 언젠가 더 큰 문제로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분노는 단지 화를 내는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자기 보호의 신호이며, 뇌가 지금 매우 불편하고, 위험을 감지하고 있다는 표현 방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스스로의 감정에 민감해지기보다는, 타인의 시선과 관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감정을 눌러버리는 선택을 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이 반복되면, 우리는 점점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억눌린 감정은 어디로 갈까요? 그것은 몸으로 향합니다. 만성 두통, 가슴 답답함, 배 속의 불편감, 그리고 설명하기 어려운 무기력감. 이런 신체적 증상들이 반복될 때 우리는 병원에 가고 약을 먹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그 원인이 마음과 뇌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제,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분노가 올라올 때, “화가 나면 안 돼”가 아니라, “나는 지금 왜 화가 나는 걸까?”라고 자신에게 질문해보는 것입니다. 그 순간부터 감정은 우리를 더 이상 압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뇌는 안정되며, 감정 조절 회로가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은 무례하거나 이기적인 행동이 아닙니다. 오히려 진정한 자기 존중이며, 타인을 향한 배려이기도 합니다. 분노를 적절히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은, 감정을 잘 다루는 사람이고, 결국 더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것이야말로 감정 지능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분노는 우리 뇌 어딘가에서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 신호를 외면하지 마세요. 우리가 진짜로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뇌의 언어인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분노는 결코 나쁜 감정이 아닙니다. 당신의 마음을 지키는 방패이며, 때로는 관계를 바로잡는 도구가 됩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드러내는 법을 아는 것입니다. 그 연습을 오늘부터 조금씩 시작해보세요. 당신의 뇌는, 그리고 당신의 삶은, 그 작은 변화에 깊이 감사할 것입니다.